[주장] 기후생태계의 파괴적 위협을 막기 위한 ‘기후위기 비상’선언이 되려면

대한민국 국회가 달라졌다. 기후위기에 철저히 침묵하던 국회가 코로나 정국과 유례없는 56일간의 장마를 거치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기후변화를 ‘기후위기’로 규정하는 국회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등 주요 정당에서 모두 제출했다. 그리고 지난 24일 병합심사를 통해서 기후변화를 ‘기후위기’로 공식규정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목표로하는 ‘국회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재석 258명 중 찬성 255명이 찬성했다. 반대는 없었다.
결의안은 가뭄,홍수 등 기후재난이 증가하고 불균등한 피해가 발생하는 현재 상황을 ‘기후위기’로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기후위기 비상상황’을 선언하도록 했다. 또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1.5도 특별보고서 권고를 받아들여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에 부합하도록 적극 상향하고,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제로를 목표로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수립해 국제사회에 제출, 이를 위한 정책의 수립 및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초지자체(226개), 광역지자체(17개)에 이어 국회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하면서 정부를 제외하고 투표로 선출된 대한민국 모든 기관에서 ‘기후위기비상선언’과 함께 2050년 온실가스 배출제로를 목표로 기후위기상황에 맞춰서 긴급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에 ‘기후위기비상’은 선언적으로는 ‘비상’이지만 이에 걸맞은 실질적인 행동과 계획은 부재한 상황이다. 가장 책임있는 정부에서 목표를 명확하게 수립하지 않고 아직도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 발표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지향이라는 모호한 말로 책임을 피하려 했다. 온실가스 배출제로를 위한 실질적인 이행계획(탈석탄, 탈 내연기관, 정의로운 전환)도 부재했다. ‘그린뉴딜’이 아닌 ‘구린뉴딜’이라는 비판을 받고있는 이유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억제하고, 나아가 1.5도를 달성토록 하기 위한 2030년까지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제출해야 한다. 해당 계획에는 명확한 감축목표와 수단이 담겨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년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은 ‘기후위기비상’이라고 하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선언적으로는 ‘비상’이지만 계획과 전략은 ‘느긋’이다. 그리고 ‘선언적 목표’는 있지만 ‘구속력을 갖는 목표’는 없다.
올해 제출되는 장기저탄소발전전략에는 온실가스 2050년 순배출제로, 2030년 50% 감축으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탈석탄로드맵, 탈내연기관차 로드맵, 저탄소 산업전환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담겨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어떻게 정의롭게 이행해나갈지에 대한 계획도 담겨야 한다.
올해 이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국민들과 더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 ‘기후위기’를 정말 ‘위기’로 인식하고 대응하도록 요구하는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앞에서는 ‘위기’라 말하고 실질적인 이행에 있어서 ‘느긋’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올해 연말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목표와 전략을 제출한다. 어떤 내용이냐에 따라서 ‘기후위기비상선언’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그린뉴딜’의 진정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비상상황에 걸맞은 목표와 전략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비상’을 앞세운 기만에 불과하다. 기후생태계의 파괴적 위협을 막기 위한 ‘기후위기 비상’ 선언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와 힘이 필요하다.

/ 임재민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

참고1. <기후위기 비상선언 현황>
● 6월 05일 : 모든 기초 지자체(226개) 기후위기 비상선언
● 6월 30일 : 국회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한정애의원 등 48인)
● 7월 02일 : 국회 기후위기비상선언 결의안(김성환의원 등 109인)
● 7월 07일 : 모든 광역 지자체(17개) 탄소중립 선언
● 7월 08일 : 국회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기후위기대응 및 특별위원회 설치 결의안(강은미의원 등 12인)
● 7월 13일 : 정부 한국판 뉴딜에서 탄소제로 지향
● 9월 24일 : 국회 ‘기후위기비상대응 촉구 결의안’ 채택

참고2.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의 비전은 어떠해야 하는가?
● 지구생태계와 경제가 붕괴하지 않고, 청(소)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저탄소사회 비전
● 글로벌 기후변화대응과 지속가능(진보)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저탄소사회비전
● 다양한 논의와 이행을 촉진하는 저탄소사회비전

참고3. 기후위기 비상에 맞는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해야

  1.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해야
  2. 임기응변식 정책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이며, 동시에 근본적인 사회시스템의 전환이 필요
  3. ‘비용’이 아닌 ‘편익’과 이를 위한 ‘투자’로의 관점전환이 필요
  4. 그 과정에 피해입는 지역, 세대, 계층, 산업에 대한 배려가 필수
  5.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논의장에 포함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필요
  6. 사회변화에 따른 충격 완화를 위해 지금부터 당장 행동하는 단계적 감축이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