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석탄발전 퇴출, 기후위기 대응 성패 달렸다

오늘은 국제 ‘푸른 하늘의 날’이다. 지난해 9월 기후 정상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유엔이 이를 공식 채택한 뒤 올해 첫 기념일을 맞았다. ‘대기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대기오염 저감 활동에 대한 범국가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기후위기 무대응으로 ‘기후악당’이란 비판을 받아온 처지에 ‘푸른 하늘의 날’을 제안하고 이를 기념하는 정부의 행태는 자가당착이거나 ‘그린 워시(green wash)’에 다름 아니다. 급증하는 온실가스 배출로 국제 사회와 약속한 목표 달성에 실패했을 뿐더러 새롭게 약속한 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수준이다. 한때 녹색성장의 모델 국가로 국제사회의 환호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국가 위상은 바닥으로 전락했다. 
가장 큰 역설은 푸른 하늘의 날을 제안한 한국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주범인 석탄발전에 중독된 대표적 국가라는 현실이다. 정부는 ‘석탄발전의 과감한 감축’을 추진하겠다지만, 정작 정부 계획에 따르면 석탄발전은 10년 뒤에도 최대 발전원의 비중을 유지할 전망이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각국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하고 탈탄소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대로는 2050년대 중반까지 석탄발전소가 가동될 전망이다. 정부의 석탄발전 정책은 ‘과감한 감축’이 아닌 ‘현상유지’에 불과한 이유다.  
과학적 목소리는 분명하다. 파리협정에서 정한 지구 온난화 1.5도 방지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 세계적으로 2040년까지, OECD 국가의 경우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완전 퇴출해야 한다. 탈석탄을 적극 추진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 정부는 석탄발전 퇴출 로드맵에 대해 구상조차 하지 않는 상태다. 더구나 최근에는 우리 기업과 공적금융기관들이 나서 해외 석탄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강행하고 있어, 국제 사회의 많은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2030년 석탄발전 퇴출과 같은 과감한 목표를 스스로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시민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 한국 시민사회가 푸른 하늘의 날에 맞춰 ‘석탄을 넘어서(Beyond Coal)’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지구적으로, 지역적으로 시민의 행동과 연대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2020년 9월 7일
이지언 /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