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녹색성장 말고 기후정의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법을 제대로 만들어라

녹색성장 말고 기후정의를!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법을 제대로 만들어라

8월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연달아 열어 ‘탄소중립 녹색성장법’이라는 이름의 기후위기 대응 기본법을 졸속처리하려고 한다. 이 법안은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정책목표만이 앙상하게 남은 채, 이를 녹색성장과 녹색기술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낙관으로 가득차있다. 탄소중립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필요한 사회변화가 무엇인지, 이러한 변화와 이행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기본이 되는 원칙과 이를 반영하는 책임과 의무는 무엇인지, 이를 실효성 있게 집행하고 합의를 모아나가기 위한 기후위기대응기구의 모습 등에 대해서 ‘탄소중립 녹색성장법’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법안은, “2050년 탄소중립”을 정부의 “의무”로 규정하는 것조차 불확실한 법안이다. 2050년 탄소중립은 기후위기를 막기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2050년도 지금의 시급한 기후위기 상황에 비춰보면 늦을 수 있다. 따라서 “2050년 이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명시하고, 또한 정부의 의무로 규정해야 한다.

또한 최소한의 30년 뒤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시작할 온실가스 감축과 사회시스템 변화가 포함될 수밖에 없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명시해야 한다. 2050년 탄소중립은 녹색기술과 녹색성장이 이뤄낼 30년 뒤의 꿈같은 변화로 달성되지 않는다. 우리가 매일매일 생산하고 소비하는 이 사회시스템이 공고히 유지되는 한 온실가스 감축은 요원하다. 지금 당장 온실가스 감축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회시스템의 변화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며, 탄소예산을 고려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대폭 상향은 그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사회시스템의 변화란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말하는가. 바로 ‘이윤축적’을 위해 ‘성장’만을 추구해온 기업과 자본이 중심이 되는 시스템의 변화이다. 기후위기의 책임이 바로 기업과 자본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고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삶의 위기를 겪고 있는 시민들이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기후정의에 입각한 책임과 권리 주체를 분명히 할 때, 사회시스템 변화의 방향이 분명해진다. 하지만 ‘탄소중립 녹색성장법’은 기업과 자본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녹색성장’의 주역이 되도록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기존 사회경제시스템은 더 공고해진채 ‘녹색’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뿐이다.

정부와 국회는 기후위기 대응, 2050년 탄소중립사회로의 이행을 ‘전 사회적인 대전환’이라고 강조하지만, ‘탄소중립 녹색성장법’은 대전환이 아닌 기존에 하던대로 하자는 법이다. 녹색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을 창출하고 기술을 개발해 ‘녹색성장’으로 탄소중립 달성하자는 것이다. 그러니 이를 집행해나갈 기구가 굳이 포괄적으로 모든 영역을 다루거나, 이를 조율하고 방향을 잡아가는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탄소중립 녹색성장법’에서 규정하는 기후위기 대응관련 심의, 의결기구는 현재의 ‘2050 탄소중립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기존 사회시스템에 ‘녹색’이라는 간판을 달아주는 보조, 자문기구의 위상에 불과하다.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시스템의 변화를 선도하고 조율해나갈 권한을 지닌 독립적이고 민주적인 대응기구가 필요하다.

얼마 전 발표된 탄소중립위원회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이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 의지와 비전이 없고, 녹색기술과 시장에 대한 근거없는 낙관으로 가득차 있다는 비판이었다. 똑같은 비판을 국회가 통과시키려 하는 ‘탄소중립 녹색성장법’에 대해서도 반복하게 된다. 국회가 현재 제정해야 하는 기후위기 대응 기본법은 기후위기대응기구로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탄소중립위원회’의 법적 근거이거나, 과거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의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기후위기 대응과 기후정의 실현의 초석이 될 기본법이 필요하다. ‘탄소중립 녹색성장법’ 심사를 즉각 중단하고 기후위기 대응 기본법을 제대로 제정하라!

2021년 8월 18일

기후위기비상행동